2021년을 마무리하며

2021년이 끝나가는만큼 그냥 기억에 남은 것들을 적어봤다.

2021년

당연하지만(?) 올해도 코딩만 했다.

swc: PR

2021년은 나에게 엄청나게 행복한 해였다. Vercel에 합류했고, Parcel v2와 next-swc에 swc가 들어가게 되면서 swc를 사용하는 사람이 엄청나게 늘었다. 그리고 swc를 사용하는 사람이 많아진만큼 기여자가 엄청나게 늘어났다. 이게 2021년이 나에게 행복한 해가 된 가장 큰 이유인데, 깃허브 컨트리뷰션을 보면 단적으로 드러난다.

2020년

2020년 깃허브 컨트리뷰션

2021년

2021년 깃허브 컨트리뷰션

보면 코드 리뷰가 엄청나게 늘었다. next-swc 관련 코드 리뷰도 있지만 대부분은 메인 swc 레포지토리에 대한 PR을 코드 리뷰한 것이다.

Vercel 합류

또한 1학기 땐 학교 다니면서 Deno와 일했고 그 뒤엔 Vercel에 합류했다.

next.js 12에서 swc를 기본 빌드툴로 만들기 위해 컨퍼런스 전에 엄청 열심히 작업했다. 피곤하긴 했는데 그래도 재밌었다.

실리콘밸리 기업이라 그런건지 아니면 여기가 특이한건지는 모르겠는데 기업 문화가 상당히 마음에 든다. 유급 휴가도 무제한이고 시간도 자유롭고 자유도는 누가보면 외주인 줄 알겠다 싶을 정도인데 데드라인은 또 없디. next.js 컨퍼런스가 데드라인이었긴 한데 저게 유일한 데드라인이었다.

Vercel에 합류하면서 온전히 swc에 시간을 쓸 수 있게 됐고 그래서 swc 프로젝트가 엄청 진척됐다. Deno에서 Vercel로 옮긴 제일 큰 이유가 그것이다. Deno는 ES 처리 시스템 중 일부만 썼기에 업무 시간에 Deno와 관련 없는 이슈를 고칠 수 없었지만, Vercel 에 합류한 이후론 Vercel이 swc의 모든 파트를 쓰기 때문에 업무 시간에 이슈를 고칠 수 있게 됐다.

Vercel: swc 기여자 채용

swc 관련해서 Vercel에 합류하기로 한 사람이 꽤 있다. swc 프로젝트의 소유권이 나한테 있긴 하지만, 내가 리이센스로 트롤링할 성격이 아니라는 걸 아는지 내 소유권을 인정해주고 기여자들을 채용했다. (내가 생각해도 그런 걸로 트롤링할 성격이면 애초에 오픈소스에 이 정도 기여를 안 할 것 같다.)

프로젝트의 범위가 워낙 크다보니 일이 많은데 Vercel 덕분에 진행 속도가 엄청 빨라질 것 같다.

swc: css

swc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부터 내가 꼭 만들고 싶었던 게 css 처리 시스템이다. swc가 지금 이슈 번호가 3천이 넘는데 css 처리 시스템이 이슈 16번이었다.

아직 처리 시스템이라고 부를 정도로 진척되진 않았지만 어려운 부분은 거의 다 끝났다.

swc: minify

swc.minify를 만들었다. 아직 안정화되려면 갈 길이 멀지만 그래도 상당히 많이 진행됐다.

Make the web. Faster.

swc라는 정신 나간 프로젝트를 시작했을 때 내 모토였다.

정확히 말하면,

spdy: Make the web faster

을 패러디해서 만든 게

Spdy Web Compiler (swc): Make the web (development) faster

이다. 사람들이 Spdy가 헷갈린대서 S를 Speedy로 바꾼 것이다.


난 기존 툴들이 느린 걸 감수할만큼의 편리성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봤고, 바벨을 포함에 중요한 웹 빌드 툴 전체를 빠른 언어로 재구현하겠다는 정신 나간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그 결과물이 swc다.

terser 역시 중요한 빌드툴인만큼 포팅 대상이었다. 근데 이건 Deno 하고 일할 때 Deno 가 지원해줘서 시작한 프로젝트였다. 애초에 라이언 달하고 작년 겨울 방학에 미팅하다가 얘기가 나와서 시작한 것이다.

swc: Shopify 컨설팅

그리고 Shopify가 swc를 쓰게 되면서 단기 알바도 했다. 이것도 재밌었다. 보상도 달달했고…

Deno

Deno하고도 한 일이 많은데 다 적진 않겠다. 번들러 이슈 고치고 deno lint 관련 작업하고 그랬다.

아쉬운 점: 연애

연애를 못한 게 아쉽다. 코로나니까… 라고 해도 할 사람들은 잘만 하던데 싶다.

내 제일 큰 문제는 사람을 만날 일이 없다는 것이다. 카페도 안 가고 집에서 코딩만 하니까 사람을 만날 일이 없다. 한국 회사에 취직한 지인을 보면 회사 사람들이 소개팅도 잡아주고 그러던데 난 외국회사를 다니니까 그런 것도 없고…

그래도 최근에 다이어트에 성공해서 내년엔 희망을 가져봐도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