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소스에 대한 잡생각
아무런 생각 없이 쓰는 글이다. 의식의 흐름보다 조금 나은 정도?
오픈소스 문화
오픈소스는 정말 특이한 문화다. 다른 모든 분야는 노하우를 최대한 숨기고, 그걸로 이득을 보지만 개발자들은 자기의 노하우를 공유하는 걸 넘어서 그걸로 프로그램을 만든 뒤 누구나 쓸 수 있게 배포한다.
다 같이 잘 살자
난 이 정신이 오픈소스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말만 보면 공산주의 이데아 같은 느낌인데, 공산주의는 싹수부터 글러먹은 사상이지만 난 저 말은 어느 정도 실현이 가능하다고 본다.
그리고 그 증거가 현재의 오픈소스 문화라고 생각한다.
(당연하지만 오픈소스 문화
가 전세계에서 발달했다는 건 절대 아니다.)
오픈소스를 대하는 자세
오픈소스가 흥한 건 무료라서가 크겠지만, 모든 사람이 오픈소스를 그렇게 대하는 건 아니다. 특히 오픈소스 메인테이너들은 어릴 때의 나처럼
이런 프로그램이 있으면 더 편할 것 같은데 다른 사람들한테도 쓸모있겠지?
하는 생각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하거나, 쓰고 있는 프로젝트가 유용해서 기여를 해보다가 메인테이너가 됐다거나 그런 경우가 많을 것이다.
동기부여
근데 꽤 유명한 오픈소스 프로젝트의 메인테이너인데도 난 뭐가 가장 나한테 동기 부여가 되는지 모르겠다. 스타 수도 동기부여가 됐었고, Deno에서 쓰는 것도 동기부여가 됐었다.
돈을 받으면 당연히 동기부여가 되지 않나 싶을 수도 있는데 의외로 돈보다 중요한 게 많다. 돈이 동기 부여가 됐으면 stc에 흥미를 잃은 시기가 없었을 것이다. 사고 싶어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근데 기부는 또 동기부여가 잘 된다.
내가 만든 게 기부 보상이 없는데도 기부를 할 정도로 유용하다
이런 느낌이라서 그런 것 같다. 물론 월급도 그렇긴 한데, 무슨 얘긴지 다 알거라고 생각한다.
swc
처음에 swc를 만들 때는 오픈소스에 대해 과한 기대를 했었다. 하다보면 많은 사람들이 기여할 것이라는 게 주였고, 초기에 첫 기부를 받고 나서는 기부로 온전히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집중할 수 있을만큼의 돈이 모이지 않을까도 생각했었다.
근데 기여도 거의 없었고, 기부도 별로였다. 내가 몰랐던 게, swc급의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기여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일단 러스트 소유권을 이해하지 못하면 비지터 시스템이 왜 그렇게 설계되었는지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다른 언어에선 비지터를 swc 같은 방식으로 쓰지 않는다. 그래서 기여가 없는 건 단순한 판단 미스라고 생각한다.
기부는 잘 모르겠다. 오픈소스를 무료로만 생각하는 사람은 20대에도 많아서 제대로 된 오픈소스 문화가 정착하는 건 요즘 20대까지도 다 늙어 죽은 뒤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동기부여 중 가장 큰 게 기부긴 한데, 지금은 돈 받고 오픈소스 프로젝트 작업하는 입장이라 깊게 생각해보진 않았다. 지금 드는 생각은
기부는 처음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적다
이 정도가 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