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소스를 좋아한다는 말에 대한 생각

이 글을 적게 된 건 내가 새로 만드는 타입 체커의 라이센스 관련해서 들은 말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새로 만드는 고성능 타입스크립트 타입 체커(stc)는 오픈소스가 아니다. 이유는 좀 복잡하다. 난 “오픈소스를 좋아"하고 처음엔 이것도 오픈소스 프로젝트였지만, 내가 꽤 큰 오픈소스 프로젝트의 메인테이너다보니 이런저런 일이 많았고, stc의 소스코드를 공개하지 않는 게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

swc라는 오픈소스를 유지/관리하고 있는데, 글 작성 시점 기준으로

Lines of swc

러스트 코드만 21만줄이다. swc를 직접 쓰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지만, Deno 나 Parcel을 통해서 쓰는 사람은 매우 많다. 그리고 next.js 도 swc를 쓸 예정이고 (내가 Vercel에서 하기로 한 일이 그것이다), terser의 포팅까지 끝나면 쓰는 사람이 정말 많아질 것이다.

이 얘기를 한 건,

난 오픈소스 커뮤니티에 기여한 바가 있다

는 걸 말하기 위해서이다.

물론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것만이 오픈소스 커뮤니티에 기여하는 방법인 건 아니다. PR을 보낸다거나, 기부하는 것도 기여하는 방법이다.

rust-analyzer하고 napi라는 프로젝트를 후원하고 있다. 그리고 타입 체커가 완성돼서 돈을 벌기 시작하면 관련된 오픈소스 전체에 기부를 할 생각이다. 이건 꽤 오래 전부터 했던 생각인데, 친한 사람들한테 말하니까 다들 미쳤냐는 반응이었다.

상관없는 얘기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난 오픈소스를 좋아한다고 말하고 싶으면, 오픈소스에 최소한의 기여는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난

오픈소스를 좋아한다

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물론 오픈소스에 기여하고 있는 사람이 저런 말을 하는 건 긍정적으로 본다.

추가 (7/3)

난 자기가 오픈소스를 좋아한다고 프로필에 적어놓거나 남한테 오픈소스를 하라고 하는 등 공개적으로 말하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고 든 생각을 적은 것인데, 글을 순화하다가 실수로 그 부분을 지워버렸다.

그리고 오픈소스에 기여하는 게 대단한 게 아니다.

내가 rust-analyzer를 매일 쓰니까 정기적으로 기부를 한다.

딱 이 한 문장 정도의 무게인데… 오픈소스를 좋아한다고 말하고 다니려면 그 정도는 해야되지 않을까가 내 생각이다.

추가 2 (7/3)

GPL 라이센스를 좋아하진 않지만, GPL 진영의 의견에 일부 동의한다.

GPL은

오픈소스를 써서 무언가를 만들었다면 오픈소스 커뮤니티에 코드를 공개하는 방식으로 기여해야 한다

인데 난 저 기여가 꼭 소스코드 공개일 필요는 없다고 본다. 상용 프로그램의 소스코드를 전부 공개하라는 건 너무 가혹한 것 같아서인데, 기여는 필요하다는 게 내 의견이고 기여가 아예 없다면 그건 오픈소스 정신에 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추가 3 (7/3)

댓글을 막았더니 저격글이 올라와서 내 생각을 적어놓는다. 저격글 중에 오픈소스 기여의 기준에 대한 글은 이상하게 비꼬긴 하지만 그래도 글에서 다루는 주제는 가치가 있어보여서 나중에 블로그 글로 적을 생각이다.

https://www.facebook.com/groups/codingeverybody/posts/6033070206733465/

생활코딩 이 어쩌다가 뭘 좋아하는 자격까지 논하게 되는 곳이 될줄은 몰랐습니다 ..

좀있으면 코딩할 자격까지 논하게 되겠네요

씁쓸합니다

솔직히 말할 가치가 있나 싶어서 좀 고민하긴 했는데, 자기 생각을 적으면서 ~~해야한다의 투로 글을 적는 게 뭐가 그리 이상한지 모르겠다. 당연히 좋아한다고 말할 수는 있는거고, 그게 표현의 자유다. 근데 그런 말을 하고 다니는 사람을 싫어하는 것도 자유다.

어떤 분께서 말씀하셨듯이 몰래 클럽에 다니는 사람이 자기는 여자친구를 좋아한다고 주변에 떠벌리고 다니면 역겹다는 반응이 대부분일 것이다. 내 의견도 딱 그정도다. 이상한 해석은 안 해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