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학교: 컬텍과 소프트웨어 융합 대학
상황
난 솦대 소속은 아니지만 솦 복전생이라 솦대 오픈 톡방을 가끔 눈팅하는데, 어제 올라온 내용은 좀 흥미로웠다.
성균관대학교가 글로벌 융합 학과를 소프트웨어 대학으로 이관하려고 하는 상황이고, 관련 회의에서 인사캠 총학생회장이 월권을 저질렀다
요약하면 이랬다. 천천히 읽어봤는데 탄핵까지 가능한 사유라고 하더라. 회칙 읽어보니 맞는 얘기다. 워낙 심각한 사태다보니 에타에서도 월권 얘기가 나왔다. 처음에는 회의 내용 비꼬는 정도였다.
솦대의 혜택은 나누자. 하지만 솦대의 회칙은 지킬 수 없다.
회의에서 인사캠 총학이 한 얘기가 이런 식인데, 글융한테 솦대의 혜택을 주자는 얘기이고 인사캠 총학생회장이 글융이다보니 이걸 비꼬는 게 많았다.
그러다가 이관 자체에 대한 얘기로 넘어갔다. 이게 들어보면 솦대 학생들 입장에선 진짜 화날 얘기다. 솦대 학생들의 불만을 이해하려면 배경 지식이 조금 필요한데 솦대는 수강 신청이 매우 힘들다. 소프트웨어 중점대학 사업 때문에 복전 제한이 없고 수업이 많이 열리지 않았기 때문인데, 수강 신청 대란을 야기한 복전생들은 30%가 복전을 중도 포기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었다. 원전공생들이 항의했지만,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다 외부에 알리니까 원전공생한테 우선권을 주는 시스템인 반제가 생겼다는데, 그러다보니 솦대 학생들은 원래도 학교에 불만이 좀 있었다. 그러한 상황에서 코딩과 별로 관련도 없는 컬텍이라는(컬쳐 & 테크놀로지라는) 과를 솦대로 이관하고 소프트웨어 대학을 소프트웨어 융합 대학으로 바꾸겠다고 한 것이다.
에타 여론은 둘 다 반대하는 상황이다. 첫번째 관련한 얘기가 더 많았다. 컬텍은 코딩이랑 큰 관련이 없다는 게 제일 큰 문제다. 당연히 비꼬는 글이 엄청 많았다. 컬텍이랑 솦이랑 합칠 거면 생명 과학과도 의예과랑 합쳐달라는 그런 식의 드립들이 주류였고, 애초에 입결이 한참 다른데 그냥 합치는 게 말이 되냐는 글도 있았다.
두번째 종류의 글들은 학과 이름이 이상하면 날로 먹는 학과처럼 인식돼서 취업이나 타교 (해외 포함) 대학원 진학할 때 손해를 보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었다.
과 이름 때문에 피해를 본 경험을 꽤 구체적으로 적어서 올린 사람들이 있었다.
그 중 어떤 분은 소프트웨어학과의 영문명이 Software
였기 때문에 대학원 면접 때 불필요한 의심을 사서 면접관이 지도교수님한테 ‘이 학생이 정식 CS 학과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되는가’ 식의 메일까지 보냈다고 한다.
인사캠 총학의 입장문
근데 그런 상황에서 인사캠 총학의 입장문이 기름을 부었다. 솦대 학생회를 저격하는 수준이었기에 인사캠 자과캠 할 것 없이 난리가 났다.
입장문 관련 추가 해명이 올라왔다.
‘최종적으로 결정한다’라고 발언했던 부분에 대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입장문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양 캠퍼스 총학생회장단은 연석 중앙운영위원회의를 통하여 해당 사안을 논의하기로 하였습니다.
논의 과정에서 나왔던 의견을 캠퍼스의 주요 입장 한 가지로 확정하기로 하였고, 그 과정에서 ‘결정한다’는 단어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회의록에도 포함되어있지 않듯이 해당 입장으로 의결을 진행하여 인준한 것은 사실이 아니며, 두 단위가 모두 참석하는 연석 중앙운영위원회의에서 최종적인 논의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해당 부분은 총학생회장단의 논의 사항이라 중앙운영위원회 회의록에 작성이 되지 않았고, 이 부분이 알려지지 않은 점, 섣불리 결정이라는 언행을 한 제 자신의 불찰로 혼란이 있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에 대한 막중한 책임을 느끼며 대표자로서 행동이 미숙했던 점 절감하고 있습니다.
같은 글에 회의에서 했던 말에 대한 해명도 적었는데, 아래가 그 내용이다.
총학생회장에 최종 권한이 있다고 발언했던 부분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그 전에 이 부분 또한 단어 선정에 있어서 저의 불찰임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이에 사과드립니다.
다만 발언 당시의 의미는 입장문에서 언급하였던 최종 의사결정은 의결기구가, 그에 대한 대외적 발표가 필요할 경우 총학생회장이 그 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였습니다.
앞으로 오해의 여지가 없는, 모순되지 않게 해석이 될 수 있도록 대표답게 언행에 유의하는 모습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생각
사실 난 별 생각이 없다. 이게 잘못된 사업이라는 건 동의하지만, 나한테 오는 피해는 수강 신청뿐이기도 하고, 뭣보다 기대가 없으면 실망도 없는 법이다. 원래도 애교심이 넘치는 편은 아니었다. 애교심이 넘치긴커녕… 입학했을 때부터 애교심을 느껴본 적이 단 한 순간도 없다. 그래도 학교를 싫어하진 않았는데, 모바일 아이캠퍼스 새로 만들었을 때 학교측의 대응과 온라인 시험 부정행위를 인의예지와 수기치인의 정신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하면서 외부에 알리지 말라고 했던 게 결정적이었던 것 같다.